정도상의 논평이라는 글을 보고 몇 마디 적는다.

먼저 이분이 국가보안법이라는 것이 정치적인 권리의 제약뿐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활동, 문화, 창작, 예술 활동까지 적극적으로 그리고 소극적으로 검열토록 하는 파시스트적인 악법이라는 논지는 정확한 시각이라고 본다.

그러나, 흔히 먹물들이 저지르기 쉬운 잘못을 하고 있으니,
뭔가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면 다른 사람들을 열등한 존재로 취급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 이글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혹시 사람들이 무늬만 진보이고 내면은 보수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자기의 말을 듣고 있는 이 사람들은 내적인 일관성을 상실한 무늬만 진보이고 자기는 진정한 진보라는 말이겠는데, 뭐 남의 인생사에 끼어들 필요는 없지만 좀 자중하시기 바란다.

왜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을 포르노를 허용하라는 법에 비해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소수자에 대한 태도가 그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준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까? 이 글이 말하듯이 무지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의제로 삼고 집중하는데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두 가지 문제 모두 개인의 천부적인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억압성의 강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보안법과 결부된 문제를 해결하면 그에 따라서 다른 문제들이 더 쉽게 자연스럽게 해결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국가의 폭력이 시민사회에 의해서 제어되면 그 다음 의제로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문제로 관심을 옮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시민사회가 추구해야하는 의제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지.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좀더 광범위하게 제시하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설명해주면 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금방 그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소설가는 우월감을 이기지 못하고 청중들을 하나밖에 모르는 또라이로 취급하고 말았다. 사실 뭘 모르는 것은 자신이면서.

소설가가 자기의 생각을 한번더 객관화했다면 이런 계몽주의적인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한번 바라보자, 뭐 이런 논조가 되겠지. 그렇지 않고 이렇게 잘난척을 하면 설득력이 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식적인 얘기를 하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제일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이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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